임신을 하면 세상이 달라진다고 하더니
정말 그랬어요.
몸이 변한 것만큼, 아니 그보다 더 빨리
내 마음이 변하기 시작했어요.

예전엔 그냥 넘겼던 말들이, 왜 이렇게 날카롭게 느껴질까요
"애 낳으면 힘들지~"
"그건 니가 예민한 거야"
"배도 안 나왔는데 벌써부터 힘들어?"
그 말들이 전에는 그냥 흘러갔을 텐데,
지금은 마음 한구석에 콕 박혀버려요.
예전의 나는 그런 말에도 웃으며 넘길 수 있었는데
지금의 나는
그 한마디에도 눈물이 맺히고,
혼자 조용히 마음을 닫게 되더라고요.
내가 변한 걸까, 아니면 그들도 예전 그대로여서일까
임신은 내 안에 누군가를 품고 있는 일이에요.
내가 쉬고 싶어도 쉴 수 없고,
먹고 싶어도 참아야 하는 순간이 많아지면서
세상 모든 것이 ‘내가 아닌 누군가’를 중심으로 돌아가요.
그래서일까요.
이제는 내 감정을 아무렇게나 소비당하고 싶지 않아졌어요.
예전 같으면 괜찮았을 말,
예전 같으면 이해했을 행동들이
지금은 나를 ‘힘들게 하는 것’처럼 느껴졌어요.
누군가와 멀어지는 대신, 더 가까워진 사람이 있어요
참 신기하게도,
어떤 사람은 내가 아무 말 하지 않아도
배려해주고, 조용히 안부를 묻고,
말 대신 “오늘은 어땠어?”라고 물어주더라고요.
그 따뜻한 말 한마디에
울컥했던 날들이 있었어요.
멀어진 사람이 있는 만큼,
내 마음을 진짜 이해해주는 사람이 더 또렷해졌어요.
민감해진 게 아니라, 더 섬세해진 거겠죠
이제는
'예민하다'는 말 대신
'섬세해졌다'고 말해주고 싶어요.
아이를 품고 있는 나의 몸과 마음은
그만큼 더 조심스러워졌고,
작은 말 한마디, 시선 하나에도
더 깊이 느끼고 더 오래 기억하게 되었어요.
지금 나를 둘러싼 관계들 속에서
나는 조금씩 선을 긋는 법을 배우고 있어요.
상처받지 않기 위해,
그리고 아이를 위해 더 건강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.
그리고 오늘도
내 감정에 솔직해지는 연습을 하고 있어요.
괜찮지 않은 날엔 “괜찮지 않아”라고 말하는 연습을요.
뽀물이야, 엄마는 오늘도 배우고 있어
사람과 사람 사이에서,
마음을 지키는 법을.
너를 지켜줄 엄마가 되기 위해서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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